파라과이에서
사업가로 재기한 김영석씨가
국수집 할머니를 생각하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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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업에 실패한 15년 전, 며칠을 굶주린 나는
어느 국수집에 웅크리듯 자리를 잡고 앉았다
허기와 공포와 세상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두 눈
목구멍이 메는 줄도 모르고
뜨거운 국수발을 꾸역꾸역 밀어 넣자
말없이 국수와 국물을 채워 주던 주인할머니
먹먹한 마음으로 또 한 그릇을 밀어 넣자마자
나는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다
그러자 뒤쫓아 나오는 할머니
"그냥 가, 뛰지마. 다쳐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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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망치기를 멈추지 못하는 내 두 눈에선
가득 찼던 무언가가 뜨겁게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
세상에 대한 증오와 허기가
그 한마디로 모두 해결된 듯이....
그리고 내 삶이 바뀌었다!
국수집 할머니는
나에게 혁명가였다!
디피현
2008-12-29 12:58:49